나의 이야기

병춘이 아재

低山下 2012. 5. 8. 16:29

 

병춘이 아재는 진외가 먼 친척아저씨다

 

사람 좋고 힘 좋고 술 좋아하던 병춘이 아재는

 

마누라가 집을 나가 혼자 되었단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형님의 처가가 우리동네여서 언제부턴가 형님 집에 얹혀 살았다

 

 아재는 젊은 나이에 이빨이 몇 개 없었다

 

 

오직 한 분 형님 따라다니며 보리타작기계를 움직이는 원동기를 작동했다

 

일은 힘들었고 날마다 이어졌다

 

날은 또 얼마나 더웠던가 60년 대 후반의 일이다

 

유월의 염천 아래서 종일 쓰는 먼지가  땀으로 범벅이 되는 고된 일이었다

 

새참 시간에 막걸리 한 잔하고 허허허 웃을라치면 번뻑번쩍 빛나던 누런 금이빨 두어개

 

그 때깔 참 고왔다 

 

멍석에 가득한 알보리보다 더 풍요롭고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