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송 김대희 선생님
우송(又松) 김대희 김대희선생을 만나고 자하연님과 이른 하행을 하였다. 차안에는 정적이 흐른다. 아무도 말이 없다. 침묵을 못참는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자하연님의 첫마디는 " 깊이와 무개감이 있어 생각이 많다" 였다. 나는 속으로 끄덕였다. 역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신거구나... 김대희선생을 만나러 가는날 난 이미 약속을 한번 펑크냈기 때문에 사실은 펑크도 아니고 그냥 내 스스로 나를 가두었기 때문에 더이상 가두기 싫어서 부랴부랴 따라 나섰다. 사실은 정말 가고 싶었다. 저번에 갔던 신현철선생 댁 근처에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은 다시 찾아가라면 절대 못찾아갈 정도로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오랬만에 비포장도로도 달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구비구비 돌아서 도착했다. 김대희선생의 사모님과 따님이 집앞에 마중을 나오셨다. 잔디와 산세가 어우러진 아주 멋진 전원주택이였다. 어색한 인사도 잠시 곧 화기애기한 분위기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김대희선생네에도 세콤이 설치되어 있었다. 순간 여기까지 빨리 출동이 가능한것인가? 라는 의문은 들었다. 전경으로 경찰서 복무할때 정말 세콤때문에 고생한 나로써는 그닥 신뢰가 가지 않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달항아리 달항아리는 어디서 쳐다봐도 항상 비대칭이다. 아래서 쳐다봐도 위에서 쳐다봐도 마찬가지다. 이 비대칭이 달항아리의 묘미이다. 그래서 만드는것도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김대희선생의 달항아리는 선이 굵은 달 항아리였다. 이상하게 다른 작품과는 반대로 이 항아리만은 해학이 느껴졌다. 그래서 저절로 처음에 오자마자 이 항아리로 갔는지도 모른다. 손님을 반겨주는 안방마님 역활(?)을 한거 같다. 이곳에 있는 수많은 작품중에 나의 시선을 끈것은 이것이다. 이상하게 이놈이 나를 끌어당겼다. 왜일까? 조심스럽게 두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랬다. 이 작품의 안과 밖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의 심정과 같은 바람 이 작품속에 내가 보였다. 바람은 안에서 불어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안으로 회오리치고 있었다. 안정된 원과 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음이 평안하단 소리다. 내심 부러웠다. 이 학한마리로 모든 항아리의 여백을 채우고도 남았다. 이 작은 그림하나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솔직히 김대희선생의 존재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드디어 김대희선생이 나타났다. 마름몸매에 눈매가 날카로왔다. 바지를 보니 흙이 묻어 있었다. 작업을 하다 온것 같았다. 사모님께서 감자와 방울 토마토를 내어 오셨다. 직접 기르신 거라는데 내 평생 그런 감자는 먹어본적이 없다. 감자에서 밤맛이 났다. 물론 열내면서 엄청 먹었다.... 김대희선생은 말수가 적은 분이셨다. 필요한 말씀만 하셨다. 하지만 도자기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자 많은 말씀을 나누어 주셨다. 평생을 도자기를 구우면서 알아온것에 대한 깊은 철학이였다. 감히 대꾸할 거리도 못찾아서 조용히 들었다. 김대희선생의 작품은 간간히 보아왔다. 주로 백자로 만든 다구들을 보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다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백자와 청자들이 있고 그 존자감이 매우 컷기 때문이다. 자사호에서도 전통형태의 전수공 자사호는 만들기 힘들다. 전통형태의 자사호를 만들면 옛 명인들과 비교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창작품을 만든다. 이런 경우일까? 백자와 청자의 작품세계가 정말 굉장했다. 이런거구나... 하지만 이것들은 내가 감히 손대기 힘든 경지라 소유욕은 생기지 않았다. 조금더 나이가 들면 내 마음의 깊이가 깊어진다면 알수 없는 아픔이 느껴진다. 작품에 대한 아품일까? 그런것 보다는 그 사람이 걸어온 삶의 무개가 깊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 한길을 걸을면서 겪었을 고생이 보였다. 도록을 보다가 이것을 보고 넋을 잃어버렸다. 작은 백자 소병인데 너무나 아름다운 몸통과 몸통에서 부리로 이어지는 선이 너무나 가날프고 아름다웠다. 지독히 섬세한 라인... 건드리면 바로 부서질것만 같았다. 기회가 되면 실물로 한번 보고싶다. 난 항상 다시 오라라는 말이 좋다. 빈말이라도 그런말을 들으면 가슴이 따듯해진다. 일어날때가 다 되어서 사모님이 그런말씀을 나누어 주셔서 엉덩이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나가면서 부랴부랴 싸인을 부탁드렸다. 모르겠다. 요즘내가 여기 왜 집착하는지... 그냥 싸인을 받아가면 굉장히 마음이 꽉찬기분이 든다. 흙의마음 이제 이 말이 이해가 갈것도 같다.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였다고 생각한다. 동행하신 일행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우송(又松) 김대희 |작성자 오마주
날씨는 너무 좋았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띤것은 백자 달항아리였다.
일행분은 셋중에 가운데 작품에 손을 대셨다.
이 학한마리는 더이상의 여백을 필요치 않았다.
한참 작품들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김대희선생의 작품을 보면
나오면서 일행분들과 사진도 찍고 화기애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