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海菊도 거의 다 져가는데 마지막 남은 진한 한송이 노란 꽃술에 벌 한마리 홀로 삼매경에 빠지다
↓ 해당화는 아직까지 잎도, 꽃도, 열매도 강건하다. 연록과 진록의 싱싱한 잎사이에 진홍. 분홍으로
피고, 맺힌, 꽃과 열매의 색채가 조화롭다
↓ 베짱이조차 연분홍치마 묻혀 온 몸을 공양하고 있다. 가만히 이를 싸 안은 해당화 향은 가을 바람에
나부끼고....... 그렇게 10월 마지막 날의 오후는 평화로웠다.
↓ 전면에는 동그맣게 돔배섬이 떠 있고 여전히 하늘은 코발트빛으로 다 칠해 놓았다
↓ 가까이서 본 돔배섬은 찐빵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자리도 잘 잡은 것 같다.
↓ 한무리의 고동들 사이에서 말미잘은 하늘거리며 춤을 추고,
↓ 다소 느긋한 절벽에는 잔 물결이 다가와서 서로의 시름을 달래고 있는데
↓ 한여름 무성했던 풀과 나뭇잎 빛바랜 자리에 고고한 山菊의 노란 자태는 황홀하기만 하다.
↓ 파도와 세월에 이즈러진 해안의 절벽은 짙푸른 海松을 이고 예전의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 산국화 예닐곱 송이가 부르는 그리움의 노래는 차츰 넓은 해면에 퍼지고 있다.
↓ 보랏빛으로 져가는 해국과 아직 한창인 산국화가 볕 좋은 곳에서 조금 먼저 가는 것과 그 뒤에 태어난 삶에
대한 이야기 나누며 있고,
↓ 한곁에서는 아직은 내 생명 다하지 않았다고, 오지 않은 사람 아직은 더 기다려봐야 한다며
늦가을을 견디고 있다.
↓ 여전히 해안의 절벽은 이어지고 있고 ,
↓ 해당화 한송이 외롭게 피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네
↓ 저 태양이 지고 말면 아쉬운 10월이 영영 가고만다 생각하니 지는 햇빛 더욱 강렬한데,
↓ 해국이 지는 해의 아쉬움을 먼저 알았을까. 사위에 석양을 물들이는 보랏빛이 찬연하고도 서글프다
↑ 이렇게 고향바닷가 언덕의 10월 마지막 풍경은 차츰 저물어 갔다.
'고향.추억.옛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흔 살 할머니의 일기 (0) | 2011.03.27 |
---|---|
[스크랩] 그 옛날 연탄불의 추억 (0) | 2010.12.16 |
꼴베기와 꼴망태 (0) | 2010.11.12 |
[스크랩] 대창초록권역의 덜 여문 가을 (0) | 2010.10.01 |
[스크랩] 아아 잊으랴! / 한국전쟁 자료사진 (0) | 201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