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廻文詩: 시사(詩詞)의 별체(別體)로 회문(回文)이라고도 하는데, 진(晉) 나라 때 소백옥(蘇伯玉)의 아내가 지은 반중시(盤中詩)에서 비롯되었으며, 전진(前秦)의 두도(竇滔)의 아내가 선기도(璿璣圖)를 지으면서 체제가 크게 갖추어졌다.
이 시체는 시구(詩句)를 바둑판의 눈금처럼 배열하여 끝에서부터 읽거나 또는 중앙에서 선회(旋回)하여 읽어도 시가 되며, 평측(平仄)과 운(韻)이 서로 맞는다.
예컨대, 소식(蘇軾)의 제직금화시(題織錦畫詩)에
“봄이 늦으니 꽃은 지고 벽초만 남았는데, 차가운 밤 달은 오동나무에 반쯤 걸려 있네.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 따라가니 변성에 해 저문데, 성긴 발에 비 뿌리니 수각이 비었어라.
[春晩落花餘碧草 夜涼低月半枯桐 人隨遠雁邊城暮 雨映疏簾繡閣空]” 하였는데, 이 시를 거꾸로 읽으면 동(東) 자 운이 변하여 진(眞) 자 운이 되며 뜻이 통하고 평측이 모두 맞는다.
● 坦腹 : 배를 반듯이 펴고 한가히 누웠음을 말한다. 진(晉)의 치감(郗鑒)이 문생을 시켜 왕도(王導)의 집안에서 사윗감을 고르게 하였더니, 왕씨의 자제들이 모두 정장을 하고 조심하는데 희지(羲之)만은 동상(東床)에서 탄복하고 누워 있었다. 이것을 들은 치감은 “이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윗감이다.” 하고 사위로 삼았다.
《晉書 卷80 王羲之傳》
● 靑眼 : 반가워하는 눈빛을 말한다. 진(晉)의 완적(阮籍)은 청안과 백안(白眼)을 잘하여, 예속(禮俗)의 선비를 만나면 백안으로 대하다가 청담(淸談)을 하는 혜강(嵇康)이 오자 청안으로 반가이 맞았다.《晉書 卷49 阮籍傳》 이 때문에 훌륭하게 대우하는 자에게는 청안으로, 경시(輕視)하는 자에게는 백안으로 쓰게 되었다
수담(手談) : 바둑 두는 것을 말한다. 《顔氏家訓》 雜藝에 “바둑 두는 것을 수담이라고도 하고 좌은(坐隱)이라고도 하는데, 꽤 고상한 취미가 있다.” 하였다.
금란(金금蘭)의 계(契) : 절친한 친구의 교분(交分)을 말한다. 《周易》 繫辭上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면 날카로운 것이 쇠[金]를 자를 수 있고 뜻이 서로 맞는 말은 향기로움이 난초[蘭]와 같다.” 하였는데 여기에서 금(金) 자와 난(蘭) 자를 따온 것이며, 계는 교분을 말한 것이다.
청장관전서 제1권 영처시고 '성문을 나와 또 주서로 양숙에게 바침' 이라는 시 중에서
산이라 유수라 그 곡은 (高山流水曲)
종자기(鐘子期)거문고가 있을 뿐이야 / 惟有子期琴)
백아(白牙).종자기(鐘子期) 없어진 지 하도 오래라/世無牙期久
무리 친하여도 지음은 적네 / 相親少知音
백아가 거문고를 탈 적에 종자기는 이를 감상하였는데, 백아가 뜻을 태산(太山)에 두고 거문고를 타니 종자기는 “아, 훌륭하다. 거문고 소리여! 높고높아 태산과 같구나.” 하였다. 조금 후에 백아는 다시 뜻을 흐르는 물[流水]에 두고 거문고를 타니 종자기는 “아, 훌륭하다 거문고 소리여! 넓고넓어 흐르는 물과 같구나.” 하였다.
뒤에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이제는 세상에 다시 내 곡조를 알아줄 사람[知音]이 없다.” 하고는 거문고를 부수고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
《列子 湯問, 淮南子 修務訓》 태산은 높은 산[高山]의 뜻이므로 ‘고산’이라 바꿨으며, 전(轉)하여 고묘(高妙)한 악곡(樂曲)을 ‘고산 유수곡’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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